한류 다큐&칼럼

 

'한국은 어떻게 문화 거물이 됐나'…FT에 이어 NYT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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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뉴욕타임스 기사 캡처. © News1 노선웅 기자

 

'한국은 어떻게 문화 거물이 됐나'…FT에 이어 NYT도 분석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어 미국 최고 권위지 뉴욕타임스(NYT)에서도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열풍에 대한 장문의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3일 9000자에 달하는 한류열풍 분석 기사(BTS에서 '오징어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적 거물이 됐나: From BTS to ‘Squid Game’: How South Korea Became a Cultural Juggernaut)를 실었다. 이 기사는 한국이 제조업에서 보여줬던 해외 선진 기술을 '한국화'시키는 탁월한 능력과 역동적인 한국인의 특성이 한류열풍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한국이 오랜 기간 문화 수출에 목말라왔다고 설명했다. 수십년간 한국의 명성은 주로 현대나 LG 같은 제조업 기반 회사의 자동차나 휴대폰이 담당해왔다. TV프로그램이나 음악 등 한국 문화는 대부분 내수에서 소비되는 정도에 머물렀다.

 

그렇다고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이 제조업 발전을 위해 일본과 미국의 선진 기술을 차용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감독 및 제작자들은 수년 동안 미국 할리우드 같은 선진적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문화를 연구해왔다. 여기에 한국적 감각을 더해 자신들만의 것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그런 노력들은 지리적 장벽을 허문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빛을 발했다. 한국 문화가 자유롭게 해외 시장을 넘나들 수 있게 되면서, 한국이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문화 강국으로 단숨에 성장한 것이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과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등 넷플릭스 3대 히트작을 공동제작·연출한 장영우 감독은 "콘텐츠를 만들 때 글로벌한 반응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우린 그냥 가능한 한 재밌고 의미 있는 것을 만들려고 했을 뿐인데 세계가 이제야 우리의 정서나 경험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 방영될 드라마 '불가살'의 극본을 쓴 서재원 작가는 "우리 세대는 '600만 달러의 사나이', '마이애미 바이스' 같은 미국의 TV 히트작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기본을 배운 뒤 한국적 특성을 가미해 새로운 형식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문화 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시작했을 때 우린 이미 경쟁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많은 결과들이 한국 제작자들의 자신감을 증명했다. 영화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고, BTS는 세계에서 손 꼽히는 밴드 중 하나가 됐으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10개 중 3개가 한국 콘텐츠일 정도로 한국 콘텐츠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지난 9월 '한류'를 포함해 26개의 새로운 한국어를 사전에 추가했다.

 

북한과 중국이 문화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에 위기감을 느껴 취한 경계태세 역시 한국 문화의 파급력을 방증했다. 북한은 케이팝의 침략을 '악성암'이라고 폄훼했고, 중국은 '건강에 해롭다'며 소셜미디어상의 수십 개의 케이팝 팬 계정을 정지시켰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한국의 노력이 마찬가지로 문화 강국으로의 성장을 노리는 중국과 대비된다는 점이다. 중국처럼 한국에서도 예술가들을 검열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이를 시도했던 관료나 정치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국에선 그들이 더 적극적으로 문화 산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최근 정치인들은 일부 남성 팝 아티스트들이 징병을 연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을 제정하며 한국 문화 발전을 장려했다. 이번 달엔 관계당국이 넷플릭스가 서울 올림픽 공원에 거대한 '오징어 게임' 동상을 설치하는 것을 허가하기도 했다.

 

한국인들만의 특성도 크게 작용했다. 책 'K를 생각한다'로 이름을 알린 90년대생 임명묵 작가는 "한국 콘텐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전투성"이라며 "계층 구조에서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좌절된 욕구가 분노와 행동으로 이어지는데 그것들이 콘텐츠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케이팝 음악은 한국의 역동적인 시위·집회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캠퍼스 집회를 시작했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던 지난 촛불집회에선 그룹 지오디(GOD)의 '촛불하나'가 비공식 애국가가 되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이 전쟁, 독재, 민주화를 거쳐 급속한 경제 성장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면서, 제작자들이 대중이 보고 듣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갖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그런 대중의 갈망은 주로 사회 변화와 관련 있으며, 대부분의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소득불평등이나 계급 갈등 같은 대중들이 처한 사회 환경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한류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나, 자체 플랫폼을 강화해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분석 기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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