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다큐&칼럼

 

한류를 즐기는 외국인들, “한국어 배우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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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취업 목적 벗어나 한국 문화 관심 높아져..."한국어 교육 새 변곡점 맞았다"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제 사회에서 한국어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취업이나 유학 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했던 과거와 달리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변화다.

홍콩, 미얀마 등의 반정부 시위나 국제적 도움을 요청하는 집회에서 한글이 적힌 피켓이 등장하는 것도 이제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국제적인 소통 수단의 일환으로도 한국어가 활용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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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VE 도깨비 편 화면캡처. (사진=세종학당 제공)

#최근 베트남의 한 한국어 학당에선 드라마 ‘도깨비’ 영상이 재생됐다. 극중 은탁(김고은 분)이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라고 묻자 도깨비(공유 분)가 “언제는 유정신, 또 언젠가는 유재신, 현재는 유신재. 진짜 이름은 김신”이라고 답한다. 이어 MC가 나타나 한국어로 “이름이 뭐에요”라는 표현을 가르쳐준다.

이는 지난 4월 세종학당이 공개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 ‘K-WAVE 한국어’ 영상 교재 중 내용이다. ‘도깨비’와 ‘상속자들’ 등 드라마 27편과 ‘오마이걸’, ‘러블리즈’ 등 K팝(POP) 25편을 활용해 교육 영상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드라마 영상을 보며 대사나 아이돌 그룹의 노래 가사와 일상생활 속 표현을 따라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 K-WAVE 한국어는 올해 베트남 1개 학당에 시범적용 했다. 선착순으로 이루어진 수강신청은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베트남에선 세종학당재단의 베트남 지사가 총 22개 반의 학생 1만2950여명이 수강하는 한국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문화를 활용한 콘텐츠를 이용해 즐기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커리큘럼이다.

나종근 빈즈엉 세종학당 교사는 “수업에 K팝을 활용하면 현지 학생들의 몰입도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때문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태양의 ‘눈, 코, 입’으로 신체에 대한 어휘를 가르친다든지, 한국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을 주제로 발표하고 신문을 제작하는 등 방식으로 응용해 수강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라고 했다.

베트남 사회가 자발적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건 단연 한류의 힘이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콘텐츠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독일 중·고교 한국어 첫 정규과목 채택…제2외국어 선택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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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의 학생들이 화상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학당재단 제공)
이처럼 한국 문화의 국제적 저변이 넓어지면서 한국어 자체가 국제사회에서 갖는 위상도 한층 달라졌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방송에서 ‘오늘의 단어’로 소개한 ‘꼰대’(KKONDAE)를 비롯해 ‘먹방’(Mukbang)‘ ‘갑질’(Gapjil) 등 어휘가 그대로 쓰이고 있다. ‘재벌’(Chaebol)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어를 제1외국어나 제2외국어로 선택한 국가는 총 16곳이다. 2020년 기준으로 해외 39개국 1669개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약 16만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한류의 대표적 볼모지로 꼽히는 인도에서도 한국어 열풍이 부는 것도 이 같은 국제적인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빌리우드’로 지칭될 만큼 현지 대중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인기가 높은 인도에서는 서양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방탄소년단(BTS)와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덩달아 한국어 학습 열풍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13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인 인도가 정규 교육과정의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은 인문계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 중 한 곳이 처음으로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했다.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노이슈트렐리츠시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2021~2022학기부터 한국어를 의무선택 과목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제1외국어인 영어와 제2외국어인 스페인어, 러시아어, 라틴어, 제3외국어인 고대 그리스어 등을 가르친다. 한국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0학년생들이 의무 선택과목에서 한국어를 고르면 주당 2시간 수업을 듣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이 시점에 한국어를 알리는 노력을 병행해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면중 호치민외국어정보대학교(HUFLIT) 교수는 “한류 바람이 지속되려면 궁극적으로 언어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콘텐츠는 절대적인 파급력은 상당하지만 휘발성 또한 강하다보니 유행이 바뀌면 쉽게 잊혀지곤 한다”며 “그러나 언어는 배우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담기고, 그 경험이 평생에 걸쳐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세종학당 한글보급 꾸준히 증가…82개국 234개소 개설

한국어 교육이 취업용 목적에서 대학, 평생교육, 초·중·고교 교육 등으로 사회 계층 전반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도 변화 중 하나다.

유해준 상지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한국어를 배우는 수요가 주로 한국 기업 취업이나 유학을 희망하는 식의 진로목적이 많았다”며 “그런데 이제 한국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한국어 교육에도 일종의 변곡점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도 이 같은 해외 한국어 교육 수요에 발맞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에 한국어를 보급하는 세종학당은 2017년 52개국 140개소에서 2018년 55개국 141개소, 2019년 58개국 149개소, 2020년 76개국 213개소, 2021년 82개국 234개소로 꾸준히 국가와 지사를 늘려왔다. 학당에 소속된 한국어 교원 수 역시 같은 기간 119명에서 227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누리-세종학당’과 ‘온라인 세종학당’의 이용자 수는 36만 5277명(2021년 8월 기준)에 달한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만든 교육법인 하이브에듀는 지난해 8월 한국어 학습교재 ‘런 코리안 위드 BTS’를 출시해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총 30만 권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BTS의 음악과 영상 콘텐츠 속 한국 지역·문화를 소재로 한글 자음·모음·표현을 배우고 멤버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따라 하며 한글을 익힐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는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미들베리대의 한국어 강좌 정식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6월 교육부는 유럽공통참조기준(CEFR)을 준용한 한국어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해외 초·중·고교에서 한국어 과목이 정식 채택될 수 있도록 해외 학습자들의 특성과 수준을 반영해 학생 성취기준에 따라 총 10개 등급의 과정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교재를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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