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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사이버화랑 0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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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현실일꿈일까?


요즘 영화〈아바타〉가 세간의 화제다. 영화계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타이타닉〉이후 12년이란 긴 세월동안 준비해온 이 영화는 영화 전체를 3D입체영상으로 제작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3D로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은 미지의 행성'판도라'에서 마치 주인공과 함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판도라 행성의 판타스틱한 광경들은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는데 부족함이없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 구조는 자연친화적 영적문명과 이를 파괴하려는 침략적 물질문명의 극적 대립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 지구의 에너지 고갈을 해결할 자원 채취를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떠나게 되는 해병'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전쟁에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제이크 설리는 아바타(Avatar) 프로그램에 과학자로 참여했던 쌍둥이형 토미의 죽음을 대신해 아바타의 조종을 맡게 된다. 막대한 부를 안겨줄 광석을 채취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 원주민의 거주지를 손에 넣으려는 개발회사는 제이크의 아바타를 나비(Na'vi)족에 침투시켜 그들의 일원이 되게 한다. 제이크는 이들의 문명을 익혀 이주를 설득할 것과 그들의 정보를 캐내는 두 가지 임무를 부여받는다. 하루라도 빨리 임무를 완수해 전쟁에서 잃어버린 두 다리를 치료하고자 하는 주인공.

그러나 탐욕적인 물질문명 세계로부터 순수한 영혼의 세계로 보내진 메신저로서의 그의 운명은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하나의 인생은 가고 다른 인생이 시작된다. One life ends. Another begins."는 그의 대사 속에 잘 암시되고 있다. 형을 대신해 아바타로서 살아가는 새로운 삶과 신세계에서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하게 될 주인공의 전혀 다른 삶은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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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통해 아바타에 접속되어 살아가는 나비족으로서의 또 다른 삶. 그는 나비족에게 night walker로 불리며 조금씩 그들과 하나가 되어간다. 임무를 수행하며 나비(Na'vi)의 여전사'네이티리'(조 샐다나 분)를 만난 제이크는 그녀와 함께 다채로운 모험을 경험하면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나비(Na'vi)족들과 하나가 되어간다.

영화는 서구문명의 아메리칸 인디언 침략을 역사적 모티브로 하여 탐욕적 물질문명의 파괴적 본능을 잘 묘사하고 있다. 역사 속에서 파괴되어버린 인디언의 자연일체적 문화의 원형들은 영화 속에서는 현실과는 반대로 멋진 승리를 거두고 있다. 감독은 현대 인류가 마주치고 있는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동양적 영성문화를 제시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나로 연결된 대성령의 세계, 신교의 가르침


동양의 물아일체(物我一體)적 사상을 바탕으로한 이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한민족 고유의 신교(神敎)적 원형들이다.

'신(神)으로써 가르침을 편다'는 뜻인 신교(神敎)는 인간이 하늘, 땅과 더불어 하나로 연결된 대성령의 한 주체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여 온전한 신인(神人)적 인간으로 완성될 것을 이야기한다.

환인, 환웅, 단군 삼성조께서 이 땅에 열어주신 가르침이자 유(儒)불(佛)선(仙)이 이 땅에 들어오기 전 수천 년 동안 우리문화 속에 녹아 있었던 인류의 보편적 정신의 원형, 이것이 바로 한민족 고유의 신교사상이다. '일신(一神)은 곧 삼신(三神)이요, 삼신은 곧 일신으로 그 지극함은 다함이 없다'는 『천부경』의 가르침은 천지인(天地人) 삼계가 곧 하나임을 말하고 있다.

나비족의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연결된 존재로보는 자연관은 이런 신교적 사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좋은 예다.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하던 나비족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하늘에서 온 사람들. 이들은 나비족이 보는 방식으로 자연을 보지 못하는, 자기의 잔이 가득 찬 사람들이다. 스스로 자연의 일부임을 알지 못하고 자연은 단지 정복의 대상이자 영혼이 없는 물질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선천 상극에 갇혀 있는 불완전한 인간인 것이다.

그에 반해 나비족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에너지는 잠시 빌리는 것일 뿐 언젠가는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자연과 인간을 하나에서 출발한 일체적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영성의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신인류


또, 신교에서는 거대한 우주의 시간주기를 말한다. 시간은 직선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적 시간의 개념은 생명계로부터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시간주기는 하늘의 기운으로 땅에 태어난 모든 생명의 성숙을 위해 순환하여 나아가며, 인간은 시간의 대도약기인'개벽'이란 위대한 전환점을 거쳐 새로운 차원의 성숙된 영혼으로 거듭난다. 이것이 지상선경의 꿈의 세계다.

물질문명의 세계로부터 온 제이크 설리가 자신의 육신을 벗고 신천지 판도라 행성에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마지막 장면은, 선천 상극의 시간대 속에 갇혀 불완전한 인간이었던 그가 대자연의 성령세계와 하나가 되는 위대한 존재로 탈바꿈하는 환골탈태의 신화적 꿈의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와 마야처럼 세계 도처에 인류의 역사시대를 열었던 고대문명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들이 전해진다. '거대한 우주의 새로운 시간주기가 다가올 때 인간의 영혼은 영원히 살거나 영원히 소멸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그레이엄 핸콕의『Heaven's Mirror』중에서)

왜소한 제이크는 죽고 커다란 나비족 제이크 설리로 다시 태어나는 것. 대자연과 자유로이 소통하는 온전한 인간으로 완성되는 것, 그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자 바램이었다. 위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한 생명은 죽고, 또 다른 삶을 얻은 주인공 제이크는 대자연이 그토록 꿈꿔온 영성 가득한 성공적 인류의 본보기는 아닐까?

영혼의 나무와 신단수


그 밖에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신교적 원형들은 수없이 많다.

거대한 나무(Home Tree)와 하얗게 빛을 뿜어내는 영혼의 나무(Soul ul Tree)' 에이와', 신수(神樹)는 한민족의 신단수(神檀樹)와 그 존재와 역할이 매우 닮아있다.

환웅께서 신시(神市)를 열어 하늘의 이상을 지상에 열 것을 선포하신 곳이 바로 신단수 아래이고, 웅녀께서 새로운 생명을 받아 내리기를 빌었던 곳도 또한 이곳이었다.

신단수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우주목(宇宙木)으로 한민족은 대대로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 지냈고 기도하며 노래하고 춤췄다. 판도라 행성의 광명의 밝달나무'에이와'는 모든 숲과 생명을 하나로 이어주고 먼 조상의 소리를 들려주는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신성의 나무다. 이곳에서 춤추던 나비족의 율동은 한민족의 풍류, 그것과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늘새를 타고 온 구원자 토르크 막토


또 하나의 신교적 요소는 바로 토르크를 탄 막토, '토르크 막토'다. 예로부터 신교를 대표하는 것에 솟대가 있다. 솟대는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하늘새를 형상화한 것으로 하늘에 제사 지내는 소도의 입구에는 어디에든 세워졌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샤먼문화 속의 새는 하늘을 대신하여 인간세상에 광명을 열어주는 화이트 샤먼(White Shaman)이 타는 새다. 도교와 신선사상에서는 태을선(太乙仙)이신 대신인(大神人)이 타고 다니는 새이기도 하다.

태을은 율려(律呂)로 서양에서 말하는 태초의 말씀 로고스(Logos)의 소리세계인데, 나비족은 태초의 소리 이래 이 새를 탄 것이 다섯 번이라고 했다. It has only happen five times since the time from the first songs. 왜 태초의 소리일까? 참으로 흥미로운 대사가 아닐 수 없다.

"토르크 막토는 전지전능하였다"(Toruk Makto was mighty)는 대사에서 보듯이 토르크를 탈 수 있는 토르크 막토는 나비족에게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진 존재다. 이 새를 타고 나비족의 지도자가 되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행성을 구한 제이크 설리는 나비족에게는 전설 속에 등장하는 대신인이요 화이트 샤먼으로서 구원자인 것이다. 상극의 기운을 걷어버리고 상생의 새 세상을 열어준 토르크 막토. 그는 세계인류를 상극의 세상으로부터 구해줄 하늘이 보낸 구원자의 형상화는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자연과 영성의 순수세계를 짓밟는 폭력에 얼마나 분개했는지 모른다. 선천이라는 상극의 시간 속에서 맺혀온 인류의 원(寃)과 한(恨)이 이와 같지 않을까? 우리 자신 또한 누군가를 정복하고 이겨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지난날의 슬픈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그들의 순수세계가 파괴되는 것에 절규하던'모아트'(Moat)의 절규가 아직도 눈앞에 선선하다. 아름다운 고향, 어머니 대지(Great Mother)로부터 멀어져온 인류의 눈물. 이영화에서 나는 그것을 보았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숲과 광명으로 빛나는 영혼의 나무. 그리고 대지와 숲과 생명이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율동하며 빛을 뿜어내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천지와 함께 율동하는 holy dance의 가슴 벅찬 광경은 영화자막이 올라가고 나서도 한동안 가슴속에 아련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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