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생활문화

콩의 종주국이자 원산지는 한반도

코리언스코리아 0 503

[1]his_콩.jpg 

 콩과 우리 민족

 

콩은 우리와는 정말 뗄 수 없는 작물이다. 원산지가 만주 남부 지방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니 바로 우리 부여와 고구려가 자리했던 곳이고, 한반도의 남과 북에 많은 야생종이 자란다는 점에서 거의 우리 농경 생활의 초기부터 중요한 작물로 역할을 해냈으리라 생각한다.

콩도 오곡에 속하는 곡물이기는 하지만 우리 관념 속에서는 다른 곡식들과는 사뭇 다르다. 쌀이나 보리, 밀이나 조와는 무언가 다른 것이 이 콩이다. 또한 콩은 농경 생활에서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단백질을 공급하기도 한다. 콩을 뜻하는 원래 한자는 숙(菽)이다. '숙맥'이라는 말은 바로 콩과 보리라는 말이니 가장 중요한 양식도 구분하지 못한다는 뜻에서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


 
콩 실은 배 가득찼던 두만강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곡식 중의 하나가 콩이다. 그런데 한반도 전역에는 무려 900여종이나 되는 콩 품종이 퍼져 있다. 또한 우리 민족은 콩과 관련한 가장 다양한 음식문화, 속담문화를 가지고 있다. 두만강(豆滿江)이라는 이름은 콩을 실은 배가 가득 찼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라 한다. 두만강 하류 일대와 연해주, 한반도는 콩의 원산지이다. 우리 민족에겐 콩과 관련된 음식이 무척이나 많다. 또한 콩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척박했던 땅을 옥토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발해시대까지만 해도 콩 세계최대 수출국이었고, 1930년대 일인들의 통계에 따르면 한반도가 콩 생산량 세계 2위였다. 그러나 콩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현재 콩 자급률은 5% 정도에 불과하며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콩의 파종기를 맞아 우리 콩에 대해 알아본다.

 

◇무속신앙에 나타난 콩
 

무속 신앙에서 콩은 인간이 최초로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천신(薦神)한 음식이라 생각한다. 그 예로 콩두(豆)의 모양이 제사드릴 때 사용하는 제기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환인천제 시절에 제사를 지내는 일을 주관하던 신하의 이름이 바로 ‘수해(?亥)’인데 수(?)를 파자해 보면 바로 콩 두(豆)자가 나온다. 수해가 가장 먼저 콩을 하늘에 바친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백태(白太), 청태(靑太), 서모태(鼠眸太), 유월태(六月太) 등 콩을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면서 ‘태’자를 붙이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에서만 볼 수 있다.  

본디 ‘태’자는 크다는 뜻 이전에 태시(太始), 태초(太初), 태고(太古) 등에서 처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인간이 가장 먼저 농사를 지은 곡물도 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최초로 바친 음식이 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콩은 부정을 떨쳐낸다고 믿었다. 우리나라에는 교도소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두부를 먹이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더 이상 나쁜 액운은 여기서 끝나게 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60년대만 해도 가정에서 굿을 할 때 머리에 바가지를 씌우고 콩을 뿌려 잡귀를 쫓아내는 무속행위를 오늘의 50대 연령층은 기억하고 있다. 

◇콩을 통해본 음식문화
 

장구한 콩 재배 역사를 가졌기에 우리 민족은 콩 발효와 가공에 관한 기술이 발달할 수 있었다. 고구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동력을 지닌 기마군단으로 동아시아를 누빌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콩에서 나왔다. 전쟁을 수행할 때 군량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콩으로 만든 전국장(戰國醬)이었는데, 이 전국장이 음운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청국장이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특별한 도구나 기술 없이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영양식이자 부식으로 인식되었기에 ‘전쟁이 있는 나라에서 먹는 장’이라는 의미이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콩을 이용하여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두부, 순두부, 유부, 비지, 콩나물, 숙주나물, 콩국수, 콩국, 인절미, 콩잎절임, 팥빙수, 콩기름, 콩볶음, 빈대떡, 양갱, 콩자반, 두유 등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콩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 콩과 관련된 주요 속담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마음은 콩밭에 있다.
콩 한 알도 나누어 먹는다.
콩 볶아 먹다가 가마솥 깨트린다
콩나물 시루 같다
콩 꼬투리에 물이 줄줄 흘러야 콩 풍년 든다.
북풍이 불면 콩은 춤을 추고 벼는 오그라든다.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소의 침이 묻어야 콩 풍년 든다.
삼복에 장마지면 콩, 팥이 흉년 든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하여도 곧이 듣지 않는다.
콩이야 팥이야 한다.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 

◇미국이 탈취해간 콩 종자 

종자산업의 근간이 되는 종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형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제국주의 시절 선교사들이 식민지에서 성경책에 씨앗을 숨겨 자기 나라에 가져간 일은 유명하다”고 말했다. 서양은 이렇게 들여온 종자를 바탕으로 식물학을 발전시켰다. 

토종 종자가 별로 없는 미국이 세계 최대 종자유전자원(45만점)을 보유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국가에 가장 공헌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밖에서 유용한 식물을 도입해 재배할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1862년 농무부 창설 이후 외국 주재 영사관이 작물 도입 임무를 직접 맡았다. 

국내 학자들은 일단 일제 강점기 때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토종 종자가 일본에 의해 훑어졌다”고 본다. 안완식 박사(한국토종연구회)는 “당시 군인 신분이던 일본 대학 교수가 탄통에 전국의 보리, 밀 종자를 모두 반출해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지나간 자리를 미국이 또 한차례 쓸고 지나갔다. 북한산에서 자생하던 정향나무를 1947년 한 미국인이 가지고 간 것이 지금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미스킴라일락’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미국 농업연구의 심장부인 메릴랜드주의 벨스빌 농업연구센터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건물에는 1910년 4월 춘천에 머물러 있던 미국사람 로버트 무즈가 우리나라에서 수집해 간 수수, 기장, 콩 등 토종 종자를 시작으로 하여 315종류 6060점의 한국원산 토종종자들이 보존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콩은 3824점으로 절반이 넘는다. 이를 개량하여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콩 수출국이 되었다.


콩 문화의 발전을 기대하며

콩의 효용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콩의 원산지인 여진이 전투 식량으로 먹었다고 하는 속성 발효 식품인 청국장은 항암 효과까지 들먹일 정도로 좋은 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나토는 콩과 그 이용법을 전해준 한국에서도 거꾸로 많은 애호가가 생겨날 정도로 대단한 건강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토의 제법은 우리에게도 있었지만 사라지고 일본에 남아 있던 것이 다시 들어온 것이다. 콩을 통한 동아시아의 공통점은 정말 놀라울 정도다. 된장과 간장은 형태만 약간 달리했다고 할 정도로 공통점이 있다. '콩의 동북아시아'라는 말이 성립할 만큼 콩을 다양하게 이용한 곳이기에 된장의 이름을 자국의 이름으로 세계에 알리려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
이렇게 좋은 콩 문화를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프랑스가 목축 국가로 자랑스럽게 수많은 치즈를 자랑하듯 콩에 관해서는 동북 세 나라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가장 익숙한 재료를 가장 오래 먹었던 나라가 가장 잘 다루는 법이다. 된장의 냄새를 부끄러워하지만 치즈도 이에 못지않은 냄새를 자랑한다. 단백질 발효에는 냄새가 거의 필수적이지만 그래도 치즈는 세계화에 성공했다. 된장 냄새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냄새를 넘어선 새로운 콩 요리법을 발견해야 한다.

콩은 이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곡물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론을 보면 '농경의 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안에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 존재하는가'가 관건이다. 콩은 다른 곡식처럼 전래된 것이 아니라 우리 영토 안에 있어 우리가 작물로 키워낼 수 있었던 곡식이다. 곡식 가운데서도 가장 단백질이 풍부하기에 미래의 희망으로 꼽는 곡식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건강식으로 콩의 효용성에 주목하여 콩을 이용한 새로운 재료들도 나타나고 있다. 콩을 이용해 고기 같은 질감을 내는 재료도 있고, 고기를 먹지 않는 사찰의 음식은 콩 요리법의 보고라 할 만큼 다양하다. 우리보다 늦게 콩을 받아들인 중국과 일본에도 다양한 콩 요리법이 발달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전해주었듯 남의 것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콩의 종주국답게 더욱 풍성한 콩 요리법을 개발해 우리 식탁이 풍요로워지면 좋겠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Hot

K-푸드, 세계를 유혹하다

코리언스코리아 0    481
Hot

음식한류, 세계를 넘보다

코리언스코리아 0    503
Hot

한국음식이 오고있다!

코리언스코리아 0    449
Hot

한국의 술, 소주와 막걸리

대한K화랑 0    250
Hot

하나 됨의 정신, 비빔밥

대한K화랑 0    429
Hot

된장 맛의 비밀

코리언스코리아 0    462
Hot

밥상위 펼쳐진 우리문화 한식

코리언스코리아 0    473
Hot

신이 한민족에 내린 인삼

대한K화랑 0    559
Now

콩의 종주국이자 원산지는 한반도

코리언스코리아 0    504

메일문의하기

CS Center


010. 7223. 1691

연중 무휴 대표 문의전화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