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생활문화

대한민국의 힘, 용광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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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개개인은 뛰어난데, 한데 모아놓으면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일본인 개개인은 한국인에게 뒤지지만 뭉쳐놓으면 진흙처럼 강력하다.”
우리 한국인들이 민족성을 논할 때 흔히 일본인과 빗대 스스로를 폄훼하며 내뱉는 말이다. 가정이나 동네 모임, 학교, 직장 등 주변에서 일상사처럼 느끼는 현상이어서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한번 뒤집어보자. 진흙으로 빚을 수 있는 건축물은 겨우 2~3층이지만, 모래알에 시멘트를 붓고


철근을 심으면 거대한 마천루를 지을 수 있다. 단합을 모르고 뿔뿔이 흩어지는 것으로만 비쳐지는 한국인의 속성에는 철근과 시멘트, 모래알처럼 이질적인 것들을 뒤섞는 ‘용광로 기질’이 깔려있는 게 아닐까. 물론 뒤섞고 비벼서 나오는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기술과 설비, 원자재 하나 없이도 이것저것 끌어모아 세계적 철강기업으로 우뚝 솟은 포스코가 단적으로 증명한다.
 
-유불선·토착신앙 공존-
 
종교를 보자. 유불선은 외래종이지만 토착 신앙과 잘 어울려 있다. 이밖에 무수한 종교가 들어와 있지만 갈등은 별로 없는 편이다. 인도, 코트디부아르 등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분쟁으로 수백, 수천명이 죽어가고, 일상적으로 폭력이 난무한다. 우리는 불교신자와 기독교 신자가 만나면 논쟁을 벌이다 멱살정도나 잡는 게 고작이다.
한국인에게는 이질(異質)을 동질(同質)로 만들려는 독특한 소화효소가 있다. 지난해 여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여대생 송모씨(23). 영국 런던에서 교외로 가는 기차간에서 중년여성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한국에서처럼 “결혼을 했느냐”고 물었다. 여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송씨는 “몇살이냐, 종교는 뭐냐” 등 시시콜콜한 개인사를 물었다. 개인주의가 몸에 밴 영국인에게 큰 실례가 되는 질문이다. 송씨는 당황한 영국 여인의 모습을 보고서야 뒤늦게 ‘아차’했다.
 
-끼어들고… 끌어들이고-
 
송씨는 표준적인 한국인이다. 나와 다른 것을 보면 일단 나와 맞춰보고, 친숙해지려 한다. 개인주의와 개성을 무시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기질이 용광로처럼 강력한 사회융합의 에너지 역할을 한다.
부자 아파트 사람이 이웃한 빈자의 아파트와 분리하기 위해 담장을 만들면 빈자들이 가만있지 않는다. 연일 ‘사라진 공동체 의식’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왜 어울리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국인은 ‘끼는 것’을 좋아한다. 나를 배제하면 참을 수 없고, 내 일이 아닌 성 싶어도 기어이 참견하고야 만다. 그런 기질이 한때 식민지였다가 부자나라의 사교장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낀’ 유일한 나라로 만들었다.
한국인은 분리를 좋아하지 않고, 분리된 현실을 애써 외면하지도 않는다. 갈등을 극한까지 폭발시킨 뒤 조화와 통합을 요구한다. 지역갈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지역갈등은 어느 사회, 국가나 있으며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 나라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동서간 지역갈등 문제는 융합을 요구하는 한국인들의 심성 때문에 유난히 커다란 문제로 부각된 감이 있다. 다른 나라 같으면 “그래, 너는 그렇게 살아라. 나는 나대로 살련다”라고 넘길 문제도 우리는 “나하고 친구하자”며 억지로 끌어들여야 직성이 풀린다. 지역갈등은 그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뒤범벅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비비고 버무리기’는 한국인의 버릇이다. 비빔밥은 너무 흔한 예가 됐다. 휴대폰에 카메라, MP3 기능까지 뭉뚱그린 것은 버무리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휴대폰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최초가 될 것이다.
 
-놀이마당 무대·객석이 하나-
 
한국인의 용광로 기질은 자연스럽게 참여문화를 만들었다. 서양 사람은 객석에 분리된 채 전문인들의 공연을 감상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놀이마당이 벌어지면 공연자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춤사위를 벌인다. 이 또한 내가 끼어야 우리가 잘 된다는 공동체 의식의 발로다.
 
한국인은 배타적인가.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접하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문제를 집요하게 부각시켜 해결하려는 게 한국인의 본성이다. 한국인은 모래알인가. 그렇다, 마천루 속의 모래알이다. 반짝 끓어오르는 냄비인가. 아니다, 모든 것을 녹여내는 용광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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